상대가 내게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느끼게 하라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다소 엉뚱한 주제인 ‘부자와 결혼하는 법’이라는
세미나를 열고 있는 지니라는 친구가 있다. 언젠가 지역방송 TV 리포터가 그녀를
인터뷰하면서 짓궂은 퀴즈를 하나 냈다.
“선생님은 정말 부자인 사람과 부자인 척하는 사람을 구별하실 수 있나요?”
“물론이죠.”
“그렇다면 이 식당 안에 있는 사람들 가운데 누가 정말 부자인지 한번 맞혀보세요.”

지니는 식당 안을 둘러보았다. 모두 네 사람이 있었다.
한 사람은 런던 고급 양복점에서 맞춘 듯한 최고의 정장을 차려입고 있었다.
한 사람은 프랑스 고급 셔츠점에서 맞춘 듯한 핸드메이드 와이셔츠 차림이었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아일레이 싱글 몰트 스카치를 마시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마지막 사람은 구석진 한켠에서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지니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있는 사람이 부자라고 말했다.
리포터는 깜짝 놀랐다. 지니가 정답을 맞혔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어떻게 그걸 알 수 있었죠?”
“새 옷을 입고, 고가의 위스키를 마시는 사람들은 뭔가 불편한 표정이군요.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생전 처음 보는 술을 마시고 있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구석에 있는 저 사람은 마치 낡은 지폐처럼 편안해 보입니다.
낡은 돈처럼 움직이는 사람이 있고, 새 돈처럼 움직이는 사람이 있고,
돈이 전혀 없는 것처럼 움직이는 사람이 있죠.”

지금 당신 앞에 있는 상대를 눈여겨보라. 그리고 상대와 똑같은 행동을 하라.
상대가 찻잔을 쥘 때 마지막손가락을 펼치고 있으면, 당신도 역시 찻잔을 쥘 때
마지막손가락을 펼쳐라. 상대는 자신과 똑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을 편안하게 여긴다.
자신과 똑같은 행동을 하면, 마치 자기가 상대에게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느끼며 좋아한다.

당신 앞에 있는 사람이 당신의 무용선생인 것처럼 대하라.
그는 재즈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인가?
나이트클럽에서 신나게 춤을 추는 사람인가?
상대의 움직임을 자세히 살피고 그 스타일을 모방하라.
그러면 상대는 당신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끼며 긴장을 푼다.

당신이 마케터라면 당신은 고객의 스타일을 모방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당신이 팔고자 하는 제품과도 당신은 어울리는 격식을 갖춰야 한다.

예를 들어 좀도둑과 같은 몸짓을 보이며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빠르고 은밀하게
접근해 기름진 손수건에 싸인 금붙이들을 펼친다면, 상대는 당신을 경찰에게 넘길 것이다.
하지만 고급한 티파니상에서 세련된 옷차림의 직원이 금반지를 꺼내놓는다면 어떤가?
당신이 팔고자 하는 제품과 어울리는 격식을 갖추라는 의미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고객은 당신의 제품만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다.
당신 또한 고객이 구매하는 제품의 일부인 것이다.

-레일 라운즈 《사람을 얻는 기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