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왕눈이 보아라
작성자
여시
작성일
2003-09-09 08:53
조회
4903
(1)
시간의 물살이
한꺼번에 왔다가
떠난 자리에
긴 목울음 놓고 간
학 한 마리 날개 접는다.
그래도
놓을 수는 없는
더디게 오는 기다림이
문 밖에서 서성거리고
나
돌아누워
깜박깜박 잠들어 있으면
누가,
내 이름 불러 주었으면 좋겠다.
엄마같은 목소리로...
(2)
느릿느릿
가는 세월에
새벽 이슬로 세수하고
밤이슬 받아 머리 헹구고
솔가지 꺾어 머리 곱게 빗으면
하마
올까?
기다림 같은
그리움 같은
그것이 참 막막한 것인 줄 아는데
이제는 내 나이를
누가 다독거려 주었으면 좋겠다.
스스로의 몸짓이 어지러워서.....
추락하는 나이를.
서투른 말에
자진모리로 쓰러지던
그리움 같은
기다림 같은...
그것이 참 메이게 하는 것인 줄 아는데
이제는
내 어깨를
누가 안아 주었으면 좋겠다.
스스로의 몸짓이 어지러워서.....
무너지는 어깨를.
하늘이 어깨에 내려앉고
노을빛이 고와서
참,
무섭다.
이 성 옥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