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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시] 사랑의 기도

작성자
MCS365
작성일
2021-05-12 19:32
조회
525


영하의 대지를 견디고 있는 나목처럼

그렇게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꽃 한 송이 피우기 위해
제 생애 바친
깜깜한 땅 속의 말없는 뿌리처럼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아무 것도 누리지 못해도

온몸으로 한 사람을
껴안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아무도 원망하지 않는
잔잔하고 따뜻하며
비어 있는 그 마음이

앉거나 걷거나 서 있을 때도
피처럼 온몸에 퍼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김재진, <사랑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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