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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나는글

양준혁의 야구인생 세가지 키워드

작성자
엠씨에스
작성일
2011-05-23 09:29
조회
1577


최근 야구선수에서 야구 중계와 예능 그리고 강연까지 인생의 제 2도약기를 맞이하고 있는
양준혁 선수가 말하는 야구 인생을 들어 보았습니다.


2인자


역대최다출전경기 2,131경기
역대최다타수 7,325타수
역대최다홈런 351개
역대최다안타 2,318개
역대최다루타 3,879개
역대최다2루타 458개
역대 최다타점 1,389점
역대 최다 득점 1,299점
역대 최다 사사구 1,380 개

그러나...
나는 단 한 번의 MVP가 되어 본 적이 없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승보다 주전이 보장되는 학교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프로로 정말 가고 싶었고 꼭 우승할만한 팀에서 뛰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삼성에 입단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유망주'란 소리만 들었지,
'1인자' 되어본 기억은 없습니다.
항상 '2인자' 였지만 그 역할에 항상 충실 했다고 생각합니다.

뭐... MVP 받고 곧 그만둔 선수들도 많은데, MVP 못 받아도 2인자로 오래오래 지금까지
선수 생활하는 게 더 행복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웃음)

그렇지만 만년 2인자 자리만 지킨다고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건 돌아서면 피눈물이 납니다.
'내 자리가 이 자리구나' 인정하고 묵묵히 제 갈 길을 가야 하는데,
이것이 참 쉽지만은 않습니다.
(이)승엽 이가 있을 때를 생각해봐도 일 년에 홈런 50개씩 치는 녀석을
무슨 수로 이기겠습니까? (웃음)

이럴 땐 '2인자' 자리에서 확실히 이 친구가 스포트라이트를 더 받을 수 있게 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승엽이가 홈런에 집중하면 오히려 저는 안타에만
집중하는 식으로, 흔한 말로 '밥상을 차려 주기위해' 노력했습니다.
저는 목표가 있으면 해낼 때까지 밀어붙이는 스타일입니다.
하지만 그 목표가 내부의 1인자를 부러워하고 시기하는 것이었다면
제 선수 생활은 아마도 오래 가지 못했을 것입니다.


<변화>

누가 그렇게 말합니다. '양준혁은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은 간다'고...

표현이 좀 과장스러워도 제 야구 인생을 통틀어 공하나 허투루 흘려 보낸적이 없었고 ,
전력 질주 없이 1루로 가본적도 없었습니다.
'항상 최선을 다했다'는 것만은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변화'란게 없으면 오래 못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2년 팀은 첫 우승을 했지만 전 처음으로 3할 달성에 실패했습니다.
그 때가 30대 중반이었는데, 이대로 가다간 '본전'은 커녕 '쪽박' 차겠단 느낌이었습니다.
그 때 야구에 대한 제 마인드며 타법 모든 걸 다 바꿨습니다.
밥 먹 다가도, 자다가도, 볼펜이나 당구대를 잡고 있을 때 조차 야구 생각만 했습니다. '
작대기'란 '작대기'는 다 대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 다음 시즌에 일명 '만세 타법'을 보여 드릴 수 있었습니다.



<소통>


저는 '권위의식'만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이를 먹어 가면서 더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나이 어린 후배들과 소통해야 하니까요.

가뜩이나 절 어렵게 생각하는 후배들에게 저라도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소통은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팀에 스물 한 살 차이나는 후배도 있는데(아들 뻘이죠...) 제가 먼저
마음을 안 열면 어떻게 다가오겠습니까?

제가 처음 삼성에 들어왔을 땐 가장 나이 차가 컸던 분이 이만수 선배였습니다.
열 한 살 이나 많은 선배에게 자연스럽게 다가 서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때를 떠올려서라도 제가 먼저 다가가려고 합니다.

야구란 게 결국 조직운동이기 때문에 무조건 날 따라오란 식으로 이야기해서도 안되고
상대방과의 대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야구선수로서의 인생은 끝났더라도 전 여기서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생의 예고편 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 동안 사랑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많은 팬들께 이 글을
빌어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인터뷰 제공: samsungblog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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